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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백서/직장인 일상

[직장인 백서] 직장인이지만 오늘은 제 딸의 생일이었습니다. ㅜㅠ

아빠 직장인이라면 누구라도 느낄겁니다. 오늘은 꼭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할텐데. 아이와 약속 있는데.



특히 아이들의 운동회나, 어린이집 발표회, 그리고 아이들의 생일.


30일은 닭큐가 정말정말 사랑하는 매.우. 예쁜 딸의 여섯 번째 생일이었습니다. 평생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닭큐 따님의 여섯 번째 생일이었단 말입니다.



근데 일찍 들어가겠다던 아빠 직장인 닭큐는 조금 전인 11시 40분쯤 집에 도착했습니다. 가족들의 파티는 끝나 있었고, 아내와 아이들은 자고 있었습니다. 이시간 닭큐는 냉장고에 넣어 둔 차가운 맥주를 따서 혼자 마시며 포스팅합니다. ㅜㅜ





요즘 직장이 이사해서 어수선한 때입니다. 마침 이전을 기념하는 행사를 어케어케해서 닭큐가 떠맡게 되었습니다. 기념식 행사준비로 가뜩이나 바쁜 업무는 닭큐 손을 떠나 조금이라도 덜 급하다 싶은 것엔 먼지가 쌓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기념식 땜에 바빠서 못했다고 하소연 한들 그 일에 미스가 생기면 욕먹는 건 닭큐일 쁜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이 조급해지고, 여유 없는 무표정으로 키보드 자판만 신나게 두들길 때가 많습니다. 닭큐 나름대로 즐건 상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휴~




암튼 어제 아내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일찍 오겠노라고 선언하곤 집을 나섰습니다. 하지만 오전에 급한 업무 헤치우고, 기념식 준비를 하다보니 손대기 힘들 정도로 밀려 있더군요. 이에 급하게 업체 선정하고, 구두 결재 받고, 바로 미팅이 잡혔습니다.




저녁 6시에. ㅜㅠ




미팅하려면 일단 기본 잘료 필요하니 부랴부랴 키보드 두둘깁니다. 하지만 급해지니 닭큐머리 보다 더 닭머리 되어줍니다.




안튼 급한 실무 회의 4시에 끝내고, 정리해서 다시 6시 미팅하고, 대충 밥 먹고, 다시 정리해서 드뎌 그럭저럭 초안 만들었습니다. 31일 4시에 또다시 회의가 있습니다. 이번엔 쪼꼼 더 높은 윗분들과 함께 하는 회의이기에 이번엔 좀 더 공을 들여봅니다.




내일은 또 어떤 하루일까. 또 야근해야만 하나라는 생각에 암튼 최대한 처리하려 하지만 내일은 또 다시 뭔일이 갑자기 터질겁니다. 저역시 이런 야근 따위 꽤 익숙해졌지만 오늘은 그냥 심장이 조금 느리게 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오늘은 제 딸 생일이었습니다.





아내가 카톡으로 사진을 보내 줍니다. 우리 딸은 아침에 아빠한테 받고 싶은 선물을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아빠 나는 장미꽃이 너무 좋아. 그리고 나는 여섯살이니까 장미꽃 여섯개 선물해주라"



퇴근시간에 맞춰 6:30에 울리도록 알람을 맞춰놓았습니다. '장미꽃 여섯송이 안개꽃과 풍성하게'




그 알람은 업체와의 미팅 때 울렸습니다. ㅜㅠ




집에 오자마자 신짱구 아빠와 같은 꼬릿한 발냄새를 지우기 위해 샤워부터합니다. 글고 잠옷으로 갈아 입고, 자고 있는 우리 딸을 꼭 안아주었습니다.



또 그리고 우리 딸을 안아올려 한동안 가만히 그 작은 심장 뛰는 걸 느꼈습니다. 꽤 빠르게 뛰는 심장을 가진 우리딸을 다시 내려 놓고 뽀뽀해 주었습니다. 볼에, 이마에 머리에... 입술은 참았습니다. 그건 낼 아침에 할 겁니다.ㅋ




가족을 위해 돈을 벌러 아빠는 출근합니다. 하지만 가족을 위해야 할 때 돈을 벌고 있어야 하는 모습에 회의를 느끼는 게 아빠 직장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분이 쫌 그렇습니다. 오늘은 간만에 맥주를 두 캔정도 먹어줘야 잠이 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머리속에 뱅뱅돌던 아빠 직장인 닭큐 마음을 이렇게라도 써대니 조금은 맘이 안정되고 그럽니다. 이제 진짜 맥주 딱 한 캔만 더 먹고 자야겠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