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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백서/직장인 일상

[직장인 백서] 고층빌딩의 비애. 닭큐. 담배 피기 힘들고 그럼.


 

아무리 이사짐이 많다 한들 직원들 노가다 앞에 한낱 일장춘몽일 지어다.ㅋ




첨엔 텅 빈 서고였을 뿐. 닭큐 외 기타 등등 직원들은 그저 나오는 게 한숨 밖에 없었습니다. '내 일도 많아 죽겠는데 이걸 언제 정리하누...'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니, 꽤 금방 끝났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노가다에도 역시 경륜이 있구나. 물론 많은 이사짐센터 인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에게 적절한 원칙을 세우고, 작업 지시를 내려주어야 하는 것은 우리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자 맡은바 책임이 생기고, 각자가 맡은 업무에 대해선 십장(경고. 쎄게 읽지 말 것)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사진으로 보이는 게, 모든 게 아닐 거라는 것을 일반의 직장인이라면 많은 부분 공감해 주실 겁니다. 사진은 그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ㅎ





닭큐네 회사가 꽤 넓어졌습니다. 이 사진은 단순한 복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 뒤로 펼쳐지는 많은 짐짝과 잔무들. 암튼 우린 빨리, 침착하게 정리해야만 했고, 우린 성취했습니다.



특히 대학생 때 어른들과 함께 배운 노가다 씹짱(아차) 리더쉽은 이때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닭큐 윗분들은 그저 당연하게 생각하실 지 모르지만 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이렇게 복도가 말끔해 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유가 생기는 걸까 싶습니다. 나름대로 실무진 총괄이었던 그 분께서 이런 포즈도 취해봅니다. 닭큐는 그저 이 순간을 잊고 싶지 않다는 목적이 있었지만, 그 분은 자신의 피사체가 어디에 쓰일지도 모른 채 나이 50 바라보며 저 같은 포즈를 취합니다. +_+




닭큐도 모르게 피식 웃었고, 즐겁지만 경황 없이 점차 머리카락이 드문드문해지는 저 순수한 피사체를 담았습니다.





아차. 제가 원래 말씀 드리려던 주제에서 한참 벗어났군요.(이 부분은 독백이니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ㅋ)





닭큐가 다니는 회사는 20층 중 18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흡연을 즐기는 직장인이라면 어중간한 위치임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 없을 겁니다. 나름대로 담배를 구입함으로써 지방세 등을 통한 지방재정 확보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진 닭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흡연자의 발언은, 소수 의견일 뿐이기에 말을 분명 조심하고자 하지만, 흡연자들이 지방 재정에 기여 하고 있다는 팩트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재정으로 많은 시민이 혜택을 받는다는 것도 지울 수 없는 팩트임응 부정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그렇다면 입법부에서도 관련 법률에, 흡연자의 권리도 존중하여 고층 빌딩 중간 층에 흡연자의 권리(일명 끽연권. ㅋ)를 보장해 주는 등의 단서 조항을 삽입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논리로 흡연자의 권리는 외면하는 모양새가 되어 안타깝기 그지가 없습니다.




암튼 국민 다수의 함의로써 마련된 법률이기에 닭큐 역시 과장님 눈치 보며 옥상으로 올라가야 하는 신세라는 것은 닭큐와 비슷한 처지의 직장인이라면 분명 공감 될 것이라 사료됩니다.




암튼 닭큐가 세어보니 모두 70계단입니다. 짧을 수도 있다고 반박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하지만 5층 건물, 5층에서 근무하던 닭큐에겐 매우 가혹한 형벌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내가 무슨 '시지프스'도 아니고. 오! 제우스여. ㅜㅠ





암튼 그 70계단은 닭큐 회사 출발 10. 10. 10. 10. 8. 7. 8.7.옥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70이란 숫자를 헤아리며 나름대로 '나는 왜이럴까'를 자연스레 읊조릴 수 밖에 없는 처참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퇴직할 때 쯤이면 많은 강남 고층빌딩 '흡연인권연대' 선배들이 느끼듯이 해탈이 무엇인지 느끼겠지요.





하지만 아직 해탈하지 않은 닭큐에게 중간중간 붙여 놓은 금연 메시지는 가뜩이나 이런 현실을 비관하며, 힘차게 올라가야만 하는 닭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강남구청의 메시지는 내가 지자체에 쏟아 부어주시는 세금이 이만큼인데도 고작 나에게 돌아오는 건 금연하라는 메시지 따위인가? 라는 염세주의에 빠져 버리곤 합니다.





암튼 이런저런 우여곡절 뒤에 보이는 위 사진은 등산객들이 '산이 있어서 산을 탄다'는 따위의 말을 크게 공감하게 만드는 표지판입니다. 저 표지판은 '닭큐. 조금만 더 힘을 내. 꾸준히 노력하고, 어려운 현실을 이겨낸 자네에게 난 분명히 멋진 피드백을 무여할 것이라네'라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닭큐는 오늘도 희망을 노래합니다. 오늘처럼 옥상에서 젤 가까운 20층을 조금 편하게 가기 위해 18층에서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려다 1층에서 내리게 되는 불상사를 겪었음에도 닭큐는 희망을 봅니다. 희망을 노래합니다.



지금은 단지 옥상만을 가르키는 작은 이정표일지라도 추후 그 이정표는 닭큐를 날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었음을 강하게 신뢰합니다.



닭큐는 이런 비현실적인 팩트에 대해 과감하게 일갈하고 싶습니다. 내가 만일 대통령이 된다면 가장 먼저 일반 직원들 왕래가 적은 곳을 지정하고 그곳을 흡연실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직장에서 와~ 금지)



위정자들은 알아야 합니다. 비록 줄고는 있지만 닭큐와 같이 흡연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지자체 재정에 기여하는 꾸준한 애국자들이 있다는 것을.



그래서 꿈꿉니다. 옥상을 18층으로 내려 줄 것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