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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백서/직장인 일상

[직장인 백서] 직장. 이전하다.

가끔그런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나는 블로거인데. 직장인인데. 이 알 수 없는 기묘한 대칭점에서 나를 밝혀도 될까?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남들은 잘 느끼지 못하는 이런 희한한 모순 따위에 혼자 머리 싸매고 고민합니다.



그러나 나는 어떤 블로거인가.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는 무엇일까를 고민하면 이 대칭점은 어느순간 일정한 접점에 이르게 됩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재밌는 에피소드를 자랑하고 싶어질 때도 있고, 나만이 알고 있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슬픈 일도 있겠지만 그건 또다른 형태로 표현할 수 있겠지요. ㅋ



빅데이터니, 아카이브니 하는 따위의 거창한 용어가 아니더라도 닭큐의 직장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면 제법 재미있는 나의 메모, 회사의 역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마침 회사 이전을 기념으로 앞으로 그냥 저만의 메모를 남길까 합니다. 집에서 퇴근하고, 회사에 쉬러 가는 보통의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얘기하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 그런 보통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닭큐의 직장은 서초동에 있었습니다. 닭큐가 입사한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작년 말에 10주년 파티를 헸으니 제법 오래 근무했다고 나름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제 포스트엔 유독 서초동 맛집에 관한 것들이 많더군요. 나름 서초 맛집 블로거로서 꽤 잼나는 에피소드들도 있었구요. 물론 직장에 관한 이야기는 셀 수도 없겠지만. ㅋ




강남으로 직장이 이사를 했습니다. 지난 토, 일 꽤 빡세게 움직였지요. 월요일 짐정리를 대충 끝내고 나서도 미진한 부분들은 계속해서 튀어나왔습니다.



그리고 느낀 건 우리 직장 사람들이 협업에 꽤 능숙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직전 인사 이동과 이사 등으로 혼란스러울 만도 한데 직원들이 모였다 흩어지면 꽤 깔끔하게 정리가 이뤄집니다.



특히 서류창고에 대한 이견이 분명 대립했음에도 군소리 없이 하나의 목적을 이뤄내는 모습엔 이 직장이 '신도 모르는 직장'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강남은 닭큐에게 많이 낯설은 동네입니다. 별로 찾을 일이 없었으니까요. 너무 높은 빌딩도 닭큐 같이 흡연을 즐기는 상남자에게 상당히 매력 없는 곳이라는 걸 깨닫기도 헸습니다.



하지만 오늘 점심 때 먹었던 황태구이는 그나마 맛집이 많을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주었기에 제법 신날 것 같기도 합니다.



2013. 1. 28. 오늘 이사 첫날이었습니다. 첫날부터 야근으로 스타트 했지만 강남이 닭큐를 홀대하진 않았던 것 같아 기분은 꽤 좋고 그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