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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백서/직장인 일상

[직장인 백서] 당신은 직장에서 미움을 받아본 적 있습니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는 업무에 대한 열정에서 나옵니다.

[직장인 백서] 당신은 직장에서 미움을 받아본 적 있습니까?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는 업무에 대한 열정에서 나옵니다.

 

 

 

 

닭큐가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대충 이런말을 많이 듣는 편입니다. "이런저런 일 하는데 조금 더 괜찮은 아이디어 없을까?", "너 그런 거 잘하잖아 기획하는 거", 그리고 이런 얘기도 듣죠. "넌 쓸데없이 일 벌리지 말구 하던 일이나 잘해" +_+

 

 

 

 

 

<물음표를 던지시는 고양이님 +_+>

 

 

 

사실 어떤 조직에서 저와 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미움 받기 쉽상입니다. '이거 이렇게 하는 게 더 수월하지 않나?', '이 업무 프로세스에서 이부분을 빼고, 저부분과 합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후배들이 조금 더 편하겠는데?' 하지만 이런 생각은 현재까지 무리 없이 조직이 돌아가게 하던 훌룡하신 분들에 대한 도전이고, 현실부정입니다. 조직에는 질서라는 것이 있습니다. 직원이, 주임이, 과장이, 각 맡은 업무가 있을 것이고, 그에 대한 권한과 의무가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 순응하지 못하고, 반기를 든다는 것은 조직의 존속에 관한 문제로 큰 제약이 뒤따르게 됩니다. 그리고 통상 여러가지 형태로 응징을 당하게 되는 수순을 밟게 되지요. 

 

 

 

 

그러나 한 가지 명제가 잘못되어 있다면 큰일입니다. 무리없이 조직이 돌아가는 게 아니라, 무리없이 조직이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라면요. ㅡㅡ^

 

 

 

 

 

<바닷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사람은 자꾸 "내가 있던 옛날엔 바다였으니까 계속 배로 가자"고 얘기합니다.> 

 

 

 

닭큐가 현재 일하고 있는 부서는 인사 관리 부서입니다. 그래서 많은 업무들이 접수하고, 입력하고, 증명서 떼어주고 하는 기계적인 업무가 태반입니다. 하지만 그 시스템이 조금 오래되어 관리하는 사람 수가 폭증하는 요즘 시대에는 가끔씩 시스템이 어기적 거리며 돌아가게 마련입니다. 1,000단위의 관리와 10,000단위의 관리는 분명 차이가 있으니까요. 물론 중간중간 땜빵 개보수를 통해 굴러가게는 하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이 그렇게 녹녹하지는 않아보입니다. 자동차가 네 바퀴로 굴러가는 게 보통이라면, 현재는 자동차 자체를 뒤집어서 가고 있는 구조라고 닭큐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굴러갑니다. 그게 시스템이 가진 장점이니까요. 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은 변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안정을 꿈꿉니다. 당연하지만 시스템은 변하지 않는 것이며, 그동안 해왔던 20년 전 공문과 지금 공문의 양식은 같아야 합니다. 그게 관례이고, 무리가 없으니하고, 그때 쓰던 훌룡한 문구는 절대로 버리지 말아야할 우리조직의 훌룡한 유산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유산입니다. 누군가에는 훌룡한 유산입니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에서 그러한 유산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음을 누군가는 깨닫지 못합니다. 그들에게 유산이란 매우 숭고한 가치를 지니고, 부숴버리면 안되는 자신을 위한 유산이니까요.

 

 

 

 

이쯤되면 아랫 사람들은 궁금합니다.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 나는 조직원인가? 조금 불편해도 참고 견디며, 어느새 조직이 누군가를 위해 굴러가는 시스템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가? 특히 신입들이 가장 많이 생각해봄직한 내용들입니다. 신입의 눈으로 본 조직은 의외로 상당히 객관적이고, 정확하거든요. 아직 동화되지 않은 부류니까요.

 

 

 

 

직책 뒤에 <장>자가 붙는 직책을 가진 자는 최소한 위아래를 조율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경청할 수 있고, 실현할 수 있는 어느정도의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새 나름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가졌던 분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예전 자신의 상관을 주제로 뒤에서 우리와 함께 담화를 나누던 그 대상이 되어갑니다. 물론 닭큐도 요즘 마찬가지입니다. 어느새 군대에서 병장되면 침상에 누워 나갈 날짜만 기다리는 그런 사람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조직에 동화되어 간다라고 말합니다. 조. 좋은 말이겠지요. 조직의 구성원이 되어 간다는 말이니까요.

 

 

 

하지만 그 뒤로 닭큐의 일상은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업무 하나하나에 호기심을 가지고, 각 과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모아모아서 이런저런 일들을 벌였고, 나름대로 소소한 성과를 누리며 꽤 잼나게 지내왔습니다. 제가 현재 직장을 들어와서 얼마 되지 않아 들었던 소리가 "싸가지 없는 놈"이었습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크게 변한 건 없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그분들이 크게 욕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싸가지 없는 놈의 업무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했고, 똘끼 충만한 태도를 보이며 조직에 순응하지 않고 헛소리 삑삑 해대지만 조그만 아이디어로 업무를 조금은 편하게 만들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묻습니다. "이런저런 일 하는데 조금 더 괜찮은 아이디어 없을까?", "너 그런 거 잘하잖아 기획하는 거"...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결코 한 순간에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조직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어떻게 조금 더 효율적으로 생산적인 일을 할까?라는 따위의 생각은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빠가 다니는 직장이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시스템을 가진 직장이었으면, 우리 후배들이 나보다는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지금의 업무를 받을 수 있다면, 점심시간에 짜장시켜 먹고, 그 시간에 직접적인 업무가 아닌 업무의 효율성을 고민하게 된다면, 그래도 아주 조금은 직장이 재미있어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열정이 있다면 즐길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에서 야근하다 보면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보낼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직장의 친한 선후배 동료들과 이런저런 수다로 보다 행복해지는 때도 있을 겁니다. 닭큐는 그래서 반성하는 겁니다. 저에게 요즘 많은 사람들이 변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닭큐 어디갔냐고. 저와 함께 밥먹던 동료들도 이제 대화가 재미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걸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는 고민으로 점심과 저녁 시간을 동료들과 함께 보내며 꽤 즐거웠는데 이제 닭큐가 조직에 순응하고자 시키는 업무만 하다보니 또다른 사람들은 닭큐가 재미 없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지금 생각을 정리중입니다. 예전에 재미난 열정이 무엇이었나를 되새겨 보는중입니다. 물론 닭큐에게 조직의 룰을 깨뜨릴 배짱이나 용기는 없습니다. 나중에 내가 어떤 <장>이 된다면 실험을 해보자라고 혼자만 다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직장인은 단순한 도구가 아닙니다. Company의 어원이, com(모두 함께) + pan(라틴어, 먹는 빵(panis))입니다. 직장인은 함께 나누어야 될 소중한 사람들이란 얘기입니다. 조직이 싫으면 네가 떠나라고 하는 사람들 있습니다. 물론 개인의 성향에 따라 옳고, 그름을 나누어야겠지만 열정을 잃어버린 조직원만 남아있는 직장이 언제까지 모두 함께 빵을 나눌 수 있을지는 참 의문입니다.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조직에는 분명 일을 즐기는 사람도 필요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겁니다.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조금 더 재미난 직장으로. 그걸 모두가 인정하고 서로의 자리에서 조직의 시스템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_+

 

 

 

P.S. :  동 내용은 닭큐 지인의 지인의 지인의 지인의 사돈팔촌의 친구의 논픽션입니다. 이를 저에게 맞게 각색한 것이니, 혹시나 닭큐네 회사가 아닐까 하고 오해는 말아주십시오. 저는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중입니다. 꺄~~~^^